2007년 7월 30일 월요일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있는 상하이랑 정말 많이 다르더군요. 아직 잘 모르는 나라, 그리고 언어도 아직은 자유롭지 않은 나라에서 한 도시에 쉽게 익숙해져 버린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하이를 벗어나서 북경에 꼭 가 보고 싶었습니다.

자금성이나 만리장성 등 유명한 곳들을 둘러 보는 것 자체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지만, 중국 내에서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예전에는 말로만 들었던 것을 직접 제 눈과 귀로 확인하고 올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아직은 잘 하지 못하는 중국어임에도 확실히 상하이 사람들과는 발음이 많이 다른 중국어, 그리고 기후와 말투, 생활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시 상해 사람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북경인들의 성격.

그리고 사람들의 성격이나 생활방식과는 별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모든 것의 어마어마한 규모. 어째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내 관광 프로그램들이 인기가 없는지, 전에도 느꼈지만 이번에 북경에 가 보고 난 후에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아시아에 처음 와 보는 서양인들이라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이것 저것 보면서 감탄을 멈추지 않을 수 있는 부분들이라도,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자기 나라에도 다 있는, 그것도 양식도 비슷하고 규모 면에서도 섬세함 면에서도 역사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궁'이나 '산'이나 '섬'만을 보여주는 것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보기 좋게 깨뜨려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차림상이 정말 빈약한 한국 식당에 데려가서는 중국 내에서는 그 정도면 한국 돈 2000원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5000원씩 내라고 하는 프로그램들, 외국인 한국 관광, 하면 아직도 경복궁과 인사동을 빼놓을 수가 없는 다양성의 부족들이 정말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과는 별도로 - 북경, 정말 와 보기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중국어 공부에 대한 욕심의 심지에 불이 붙었습니다. 선현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