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일 일요일

15년 전 일기장

15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와 얼마나 '동일인물'일까?당연히 그때도 나는 선현우였고, 지금도 선현우이며,앞으로도 죽는 순간까지 나는 다른 사람일 리가 없지만,왠지 뭔가 한 번에 이어진 연장선 상에 있다는 생각이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 까닭은 뭘까?

창고에서 어렸을 때 일기장을 발견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1990년의 일기 ...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1991년의 일기 ...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1992년의 일기 ...




















천재가 아닌 이상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왜 이런 글들을 쓴 기억이 전혀 없는 걸까?일기 속의 일이 어렴풋이 기억이라도 나야 하는데,마치 남이 써 놓은 일기나 소설을 읽는 것 마냥 생소하다.

초등학교 때는(물론 그때는 '국민학생'이었지만)너무 어렸기 때문에 누구나 기억이 또렷히 남아있지 않다고 쳐도,중학교, 고등학교 ... 그 때 얘기를 하자면 자연스럽게 머리속에서이야기가 흘러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내 이야기' '내가 살아온 이야기'라고100%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나만 그런가... 아니면 원래 기억이라는 게 그렇게 희미한 것인가...

하지만,흐릿한 기억, 남의 이야기 같은 기억이라 할 지라도,그래도 좋았다. 일기장을 발견했을 때 기분은.

잃어버렸던 오랜 친구를 발견한 느낌이랄까...그래서 사진으로 모두 찍어놓고 일기장을 버렸다.이제는 다시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도 더 이상 반갑지 않을 테니까.

[ 원문 이동 날짜 : 06년 7월 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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