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0일 목요일

영어 조기 교육...?

영어를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 즉 ‘조기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높았다. 언제부터였는지 파악해 본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사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아들 딸이 영어를 잘하면 ‘기특하다’ ‘대단하다’ ‘영재다’라고 주변에 자랑하고 싶지 않은 한국의 부모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It's quite understandable.


언제나 부모들은 자식들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되어 ‘사회에서 인정 받는’ 인재가 되기를 바래 왔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바램’만으로 존재했던 것이 이제는 완전히 ‘전쟁같은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교육부에서 영어 조기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개업 1년 만에 전국에 가맹점 300여개를 개설한 어린이 영어 학원이 있는가 하면, 영어 문장에 노랫가락을 붙여 외우게 하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음악 영어’ 학원도 있고, 백화점의 문화센터들에서는 4세 미만의 ‘갓난아기’들을 위한 영어 교실도 열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 교육청이 파악한 서울 시내의 영어 유치원의 수만 해도 140개가 넘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시험만 4가지가 있는데, 응시생의 수가 일년에 수십만이다. (아이고 머리야...)


게다가 이제는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유학을 가는 ‘나홀로 유학’ 초등학생들도 연간 수백명이다. (쯧쯧...)


하지만 도대체 왜???


어린 아이들의 훌륭한 인격체로 자라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일원이 되기 위해서 영어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라도 되는 마냥, 어째서 이 모든 아이들은 다른 것들은 다 둘째로 밀어 놓고 영어에만 매달리고 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들의 바램 때문이다. 요즘 워낙 어딜 가나 ‘영어’ ‘영어’ 하니까, 그리고 상당수의 부모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영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직접 겪고 있기 때문에, ‘아- 내 자식은 영어 잘 하는 사람으로 키워야지 원.’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언어는 어릴 수록 배우기가 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려서부터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지나치게 어려서부터’ 배울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나치게 어려서부터 영어 및 기타 외국어를 등 떠밀어 가르치다 보니 말을 한창 배워야 할 2세에서 7세 사이의 어린 아이들 중 상당수가 언어 지체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남의 나라 말 잘 해서 '성공' 하라고 여기 저기 돈 들여서 보냈더니, 아예 '언어 지체'라는 문제가 생겨 버린 아이들의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

지금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어린 아이들이 다 불쌍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매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투자하고 있는 그들의 부모들이 무조건적인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침으로서 생계를 유지하는 모든 강사들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부모들과 강사들에게는 아이들에게 외국어를 '지나치게 일찍부터' 가르키기 전에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째서 우리말 글씨도 잘 못 쓰는 자신들이 외국의 말까지 배워야 하는지를 이해시켜 줘야 한다.

그냥 '영어 잘 하면 착한 아이'이므로 '착한 아이'가 되고자, 성적을 잘 받아 가고자, 그리고 주변 어른들이 자꾸 '영어 잘 하면 행복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면 이것은 '자가용이 있으면 미팅 나가서 인기가 많을 것 같아서' 운전을 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운전 면허를 따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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